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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축으로 독립생존기 19

2026. 6. 18.

올해에는 우연히도 좋은 기회에 원광대학교 건축학과에 출강을 하게 되었다. 처음 강의 자리가 있으니 해볼 생각이 있느냐는 연락에 나에게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의 경험과 지식이 쌓여있는가, 그만큼의 에너지가 있는가, 누군가의 한학기를 책임질 수 있을까 고심과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졸업한지 13여년만에 다시 들어선 캠퍼스와 건축학과는 내가 졸업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느낀 학교의 분위기와 향기는 졸업한 학교와 다른 학교임에도 비슷한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이 익숙한 장소의 느낌이 금방 다시 학교에 적응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건축과 학생들은 여전히 밤을 새어 과제를 하고 있고, 여전히 불투명한 취업과 건축 설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3학년. 건축과의 5년 과정에서 가장 한중간에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 1,2학년이 건축 설계의 맛을 보는 단계였다면, 3학년 부터는 본격적으로 설계에 발을 디뎌야 한다. 그래서 전과하거나 편입한 학생은 최소 3학년부터 건축과 과정을 시작해야한다. 본격적으로 많은 수의 학생들이 건축 설계가 내 길이 맞는지 의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학년이기도 하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구축으로 만들어 다른 사람을 설득해나가는 과정은 지리하게 어렵고 까다롭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보다는 훨씬 더 학생들은 설계에 진지하고 고민도 많고 해야할 일도 거뜬히 해내고 있는 모습에 순간 순간 놀라기도 했다. 

 

학교마다 커리큘럼은 다르기 마련이라, 원광대학교는 3학년 1학기에 고교학점제를 위한 학교 설계라는 힘든 과제가 주어졌다. 학교는 기성 건축가들도 어려워하는 프로그램이다. 고교학점제라는 고등학교 프로그램에 따라 마치 대학처럼 고등학교 공간도 선택 과목을 따라 반을 움직이며 수업을 듣는다. 이를 위한 고등학교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우리는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라왔다. 중앙 현관에서 이어지는 직통식 계단과 긴 복도 양옆으로 칸칸이 놓여있는 같은 크기의 교실들이 우리가 경험해온 그동안의 고등학교의 모습이다. 나는 이 모습을 탈피해주고 싶은 욕심이 컸다. 첫번째 강의에서 모호한 공간 "unknown space"를 설명하며, 카라묵이 제안한 여러가지 학교를 알려주었다. 복도는 이동 공간인가. 교실은 머무는 공간인가. 복도는 반드시 필요한가. 교실의 크기는 어떠해야하는가. 고정 관념을 깨야하는 어려운 작업들이고 개념들이었지만, 또한 학생이기에 다양함을 제안하기를 바랐다. 나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그 개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자기의 공간으로 풀어내어보려 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건축학인증을 위해 학기말에 완성해야하는 기능적인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무한정 개념을 붙잡고 있기에는 한학기의 16주차가 너무나 짧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이야기와 형태를 잡은 학생들은 기능적인 도면 작성과 구조 체계를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했다. 내가 3학년때 거의 한학기 내내 개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거꾸로 떠올랐다. 그건 너무 과하긴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우당탕탕 한학기가 끝이 나고 파이널 마감을 진행했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패널, 모형, 도면집 그리고 설계 Essay까지 완성한 학생들이 새삼 대단해보인다. 그 열정과 에너지를 나도 덩달아 받고선 또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여기서 만난 학생들 역시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uk.

 

3학년 파이널 - 고교학점제를 위한 학교 건축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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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축으로 독립생존기 18

2026. 5. 3.

 

사무실을 옮긴 후에 가장 큰 변화는 시간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해가 들어오는 정도에 따라 하루의 시간을 가늠할 뿐만 아니라 깊이에 따라 계절도 변화함을 느낀다. 사무실에 앉아 외부를 바라보면 날이 흐리고 비가 오고 파란 하늘이 보인다. 겨울이 지나 벌써 푸른 잎사귀가 올라와 어느샌가 새가 지저귀고 있다. 오전 11시 30분이면 항상 식사하러 가시는 분들 무리가 지나가고, 이따금씩 터줏대감 같은 고양이가 사무실 앞을 지나친다. 마치 내 영역임을 과시하듯이 천천히. 1층에 있는 상가가 가지는 장점은 거리와 소통할 수 있는 큰 창을 가진다는 점이다.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큰 창은 출입문을 포함하여 3개의 프레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일 가장자리 프레임 창에는 낮은 선반을 두어 몇가지 건축 모형을 두고, 건축사사무소임을 알리는 한지에 비비빅건축사사무소를 프린팅하여 실로 메달아 두었다. 출입문과 사이에 있는 프레임 창에는 아내가 만들어둔 긴 조각보를 달아두었다. 원래는 깊이 들어오는 해를 가리기 위한 용도로 달아두었지만, 은은하게 비치는 조각보가 딱딱한 사무실의 한켠에 온기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한동안 사무실을 두고 쓰다가 최근에는 출입문에 대자보 형식의 포스터를 하나 붙였다. "건축은 말랑하게, 공간은 진지하게" 로 시작하는 이 문구는 사무실 홈페이지 소개란에 써 있는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었다. 사무실의 고민과 철학을 담은 이야기와 함께 아래쪽에는 이 곳에 무엇을 하는 곳인지 그리고 얼마든지 들려도 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렇게 한다고 누군가 적극적으로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리라는 기대감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이 가지는 사무실의 장점을 가져보려고 한다. 이 문구가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도 여기가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인식하게 되고 언젠가 생각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다. 조금 더 여유가 되면 사무실 부근의 한 공간을 추가로 임대하여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을 실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모두의 거실을 직접 실행해보면 어떨까. 어떤 사람들이 오게 될까. 거기에 채울 수 있는 아이템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렇게 이 동네에 적응하기 위한 첫 단추로서 포스팅을 걸어보았다. 

"상담을 위해 잠시 들리셔도 환영합니다"

비비빅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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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축으로 독립생존기 17

2025. 12. 30.

개소를 하면서 사무실의 위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설계사무실이면 서울에 있어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과 그래도 서울 사무실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고민도 함께.

 

독립을 준비하는 중에 우연히 같은 시기에 사무실을 옮기면서 자리가 난다는 친구가 영등포에 자리를 잡고 사무실 한켠에 책상 하나 놓을 자리를 마련해주어서 사무소를 차리게 되었다. 영등포에 자리하면서 집에서 지하철 1호선으로 다니는 출퇴근은 꽤 나쁘지 않았다. 환승하지 않고서 다닐 수 있는 위치는 꽤나 매력적이었고, 전철로 1시간 거리는 누구에게나 다니는 출퇴근 거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독립한 1인 사무소의 소장으로 1시간 출퇴근 거리는 곧 직장인으로서의 1시간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2년차에 깨달은 것 같다.전철에서 어떠한 작업을 할 수 없이 왕복 2시간이 소비되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들과 복잡하게 얽혀서 출퇴근 하고 나면 이미 반쯤 녹초가 되어있었고, 점점 시간과 체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수록 집의 방 한켠에 근무를 할 수 있는 모니터, 키보드, 프린터 등 아이템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3년차에 들어서면서 사무실에 거의 나가지 않게 되고 재택 근무와 외근을 다니면서 서울에 사무실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매달 나가는 임대료에 대한 고민과 함께.

 

서울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이득을 가져다 주는 것인지는 명확히 판단하지 못했다. 예전 울산 건축주분이 서울 설계사무소에 맡겼다 라고 하면 지방 분들은 좋은데 맡겼구나 라고 인식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것은 작업물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해결 할 수 있는 인지도의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등포라는 지역의 특수성 때문인지 근처 사람들의 문의전화는 가끔 오지만, 오래된 연와조 건물 상부에 증축을 하고 싶다던가(터무니 없는 공사비로.) 용도 변경을 해야하는데 불법이 가득한 건축물이라던가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경우에 상담을 하다가도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출퇴근 거리를 감수하면서 서울에 있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가?

 

아주 우연이었다. 주말에 아내와 함께 예전에 살던 동네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갑자기 일어난 사건 처럼 문득 비어있는 상가를 보게 되고 어느샌가 부동산과 전화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예전에 쓰시던 분이 말끔하게 인테리어를 해두어서 따로 손볼 곳이 없고 아내와 함께 2인이서 쓰면 적당한 크기의 상가. 임대료도 적당해서 그대로 짐만 옮겨서 쓸 수 있는 곳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비록 대중교통 없이 오려면 힘이 드는 곳이지만 직원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어서 큰 고민없이 오래동안 그 상가를 보았던 사람마냥 결정을 마무리 지었다.

 

12월에 계약을 하게 되면서 지금은 분주하게 짐을 옮기고 새로 책장을 주문하고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20분 내외로 짧아진 출퇴근 거리는 집에서 작업하던 분위기를 바꿔주면서 좀 더 활기찬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인연들과 일들을 맞이하기를 바라면서,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26년을 맞이하려고 한다.

아직은 정리할 것들이 많지만 이제는 천천히 온전히 비비빅건축사사무소만의 공간으로 꾸며보려고 하고 있다.

 

uk.

 

아직은 짐이 가득한 이사중인 사무실. 천천히 하나씩 정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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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축으로 독립생존기 03

2025. 1. 4.

공모전이라는 파도 -

1년 정도 한국에 머무르다 다시 상해로 돌아왔다.
상해에 다시 온 것도 일 년쯤 되어가고, 다시 넘어올 때 생각한 2년이라는 시간 중에 절반을 지나왔다.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5건 내외로 공모전에 참여를 하고 있다. 우리는 보통 2-3달에 하나씩 마감하는 일정으로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나온 공모를 참여한다. 공모를 고르는 기준은 설계비가 충분하면서 심사위원으로 유명한 분들이 있는 공모를 위주로 선택하고 있다. 최근 공공발주 설계공모가 많이 투명해지고 공정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찝찝한 결과 혹은 과정을 보이는 공모들이 있다. 때문에 공모전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하면서도 우리의 디자인 성향과 맞는 심사위원이 있는 공모를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지, 보통 우리가 참여하는 공모는 참여자 수가 많다. 그러면서도 제출작의 수준이 높고 보고서의 완성도가 높은 안들과 경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25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수상권에는 안착되고 있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당선작 없음으로 처참한 결과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해에는 공모전이라는 걸 잘 모르고 두려운 상태에서 도전하고 운 좋게 수상권에 들기도 했지만 그 뒤로 2년간은 아무런 수확도 없던 시기도 있었다. 특히 2023년은 더더욱 힘들었던 거 같다. 어떤 공모는 우리의 실수가 발목을 잡기도 했고 어떤 공모는 디자인의 방향성을 잘못 잡아간 적도 있지만, 투입된 시간과 반비례하는 결과들이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거 같다.

그래서 다시 한발 물러나 보기로 했다.  이제야 조금씩 설계 공모라는 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거 같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20건이 넘는 공모를 진행하면서 어쩌면 조금씩 쌓아 올린, 건축으로 넘어가기 위한 나의 몸부림이 이제야 조금씩 의미 있는 몸짓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한국에서 그리고 건축에서 벗어나 있던 나에게 혹독한 수련의 시간이 되었다. 공공건축은 어떤 공간을, 어떤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대답도 조금씩 확립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투자되는 시간들이 사실 적은 편은 아니다. 공모초기에는 보통 하루에 3시간 정도를 할애하여 스터디를 한다. 진행 중일 때는 보통 오후 9시에서 새벽 2시까지 집중해서, 마감 때는 새벽 4시까지도 작업한다. 마감이 다가오면 모든 주말시간도 다 쏟아붓는다. 누군가에게는 설계공모가 부질없는 시간투자로 읽힐 수도 있다. 그러나 일을 줄 고객이 아무도 없는 우리에게, 나에게는 유일한 희망의 줄기 같은 것이다.  이것을 잡고선 다시 건축이라는 세계로, 한국이라는 장소로 넘어가고 싶은 나의 희망들이다.

그렇기에 최근에 마감한 공모는 유독 시리다. 보통 마감한 후에 스스로 평가하는 시간들이 있다. 공모라는 것이 마감을 향해 달려갈 때는 안 자체에 매몰되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제출 후에는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과정을 거친다면 본인은 이 안이 좋은 안인지 아닌지 대충은 알 수 있다. 이번에는 꽤나 좋은 기분이 들었다. 될 거 같은 느낌이었다. 좋은 파도에 올라탈 수 있을 거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당선이 된다면 시기적으로 너무 좋을 거 같았다. 여기서의 일도 끝낼 수 있고 집도 계약이 끝나가고 있었다. 친한 친구도 마침 한국으로의 복귀를 준비 중이어서 한국에서의 주거지 문제도 고민의 크기도 덜 수 있을 거 같았다. 아쉬움은 크지만 어쨌든 나의 선택과 우리의 합의에서 결정한 지점이기에 어쩔 수가 없다는 걸 잘 안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저 멀리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처럼 공모전은 계속 밀려온다. 그중에 언젠가는 큰 파도에 올라타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나를 옮겨주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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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축으로 독립생존기 16

2024. 10. 10.

21년도에 개소하고서도 4년차. 개소 당시에만 해도 이 때쯤이면 어느정도 사무실이 마냥 돌아갈 줄 알았던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개소한 사무실 중에서는 벌써 유명해져서 일이 많은 사무실도 있고, 여전히 나와 비슷하게 고군분투 하는 사무실도 있다. 작년 정도만 해도 조급증이 생겼다. 준공작이 쌓여가는 사무실과 잡지에 실리고 인터뷰를 하고 공모전에 당선되는 모습들과 전시회에 참여하는 모습들이 나와 비슷한 시기에 개소하고 비슷한 동년배임에 나는 아직 자리도 못잡고 있는 모습. 마음이 바빠졌다. 공모전도 더 많이 참여해보고, 사람도 만나보고 다녔다. 그렇다고 없던 일이 생길리는 만무했다. 다행히 교육청 인력풀에 속하게 되어서 여러 초중고 학교들에 공간조성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사무실 유지를 하고 있다. 간간히 나오는 공모전 입상 상금도 보탬이 된다. 그렇게 학교 작업 그리고 공모전을 반복하다 보니 목적성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본질은 무엇인가. 학교일을 처음 시작 했을 때는 사무실 유지의 목적으로만 사업을 바라봤던 것 같다. 건축이 아니기도 하고 인테리어 성격이 강한 내용이라 크게 관심이 없었던 탓도 있었다. 그래서 실내 공간조성의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학교일의 비중을 최소화하고, 당선되면 설계비도 많고 이름이 걸리는 공모에 좀 더 집중했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입선작이라도 올라가게 되었겠지만 실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잃고 불확실한 프로젝트에 메달린 건 아닌가. 공모전에 당선 되는 일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베스트의 옵션이지만 50~100팀이 참여하는 곳에서 5위 안에 들어가는 작업을 하는 것 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반대로 학교에서 계약한 일은 실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결국 공간으로 완성 되는 프로젝트임을 4개 학교를 완성한 뒤에야 온전히 깨달았다. 건축을 하고 싶어서 공간 개선이라는 프로젝트는 너무 쉽게 본 건 아닌가. 지금 있는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했는가. 설계비가 적다고 건축이 아니라고 최소한의 비중으로 내가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걸까. 기본이 쌓이지 않고 유명해지고 일이 많아진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조급해지지 말자. 지금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경험을 쌓아나가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이걸 깨닫는데 4년이 걸렸다. 물론 빨리 자리 잡고 이름이 나면 좋을 것이고 지금도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큰 틀에서는 주어진 프로젝트와 공모전을 병행하겠지만, 일을 바라보는 자세와 조급해하지 않고 내 실력대로 평가 받는 것. 그것이 다만 천천히 가더라도 좋을 프로젝트를 쌓고 있었고 실력있는 사무실이 되어 나중에라도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상위 10%안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모두가 그럴 순 없는 노릇이고 그 상위가 항상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꾸준히 그리고 프로젝트의 크기와 내용에 상관없이 사무실과 인연을 맺고 나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곧 실력이 되고 밑거름이 될거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곧 완성될 두 학교와 시작할 두 학교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을 하고 있다. 결과물을 공개할 수 있는 퀄리티가 나올수 있도록.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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